개딸 뜻대로…이재명, 당원존 만들고 당직자 전번 공개

입력 2022-09-01 07:12 수정 2022-09-01 09:5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 된 뒤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요구 들어주기에 나섰다. 당원들에게 당사를 일부 개방하고, 당직자 업무 전화번호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중앙당에 당사 내 ‘당원존’ 설치, 전자당원증 도입, 당직자 업무연락처 공개 등의 지시를 내렸다.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전자당원증을 가진 당원들은 당사 내 개방화장실 등 ‘당원존’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당내 행사도 우선 신청할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 당사는 경찰이 상시 지키고 있으며 출입증을 가진 당직자 등에 대해서만 출입이 허용됐다.

이 대표는 또 중앙당 및 각 시·도당 홈페이지에 당직자의 이름과 직책, 담당업무를 표기하고 당사 내선 전화번호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당원들의 당무 관련 문의나 의견 표현을 돕기 위한 조치인데, 강성 당원들의 ‘전화 폭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의 지시는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 올라온 개딸의 청원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 당원의 직접 참여,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해 왔다.

앞서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는 “현재 민주당사는 당직자만을 위한 요새처럼 사용되고 있다. 당원들이 회의실은커녕 화장실조차 쓰지 못하게 경찰이 당사 앞에서 막고 있다. 권리당원들이 내는 당비만도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취급을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처사”라며 당사를 당원들에게 개방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지시는 당원 속으로 나아가 당원과 함께하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