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학때 아내가 李미팅 주선”…이재명 “안부 좀”

입력 2022-09-01 04:41 수정 2022-09-01 09:5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대학 시절 인연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각각 중앙대 법대 80, 82학번 동문으로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인사를 전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잘 아시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 아닌가. 169석이라는 아주 거대한 의석을 갖고 계신데,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이든 예산이든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민생, 경제, 민심, 이걸 강조하고 계시니 앞으로 국회가 순조롭게 풀려나가리라 이렇게 저희는 기대하고 또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여든 야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며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겠지만 필요한 조정은 자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의의 경쟁, 잘하는 경쟁의 정치를 하자”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선 두 사람이 과거 고시반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함께했던 시절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이후 브리핑에서 “권 원내대표님 사모님께서 (대학 시절 이 대표의) ‘미팅도 주선하셨다’라는 뒷이야기를 얘기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당시 고시반에 한 2년간 있다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고시반에서 나와 따로 준비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형수님께 안부 전해주세요’라고 인사하면서 오늘 환담은 끝났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를 예방하러 가는 길에 취재진에게 “고시공부를 같이 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종합부동산세나 정부 예산안 등 정책 현안을 두고는 양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2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지금 여야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부분에 관심을 두고 들여다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하자, 이 대표는 “저도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당에 얘기는 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말라. 그런 관점에서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 보니 서민들의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5조6500억원 삭감했다는데 그렇게 하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 소상공인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더라”고 정부 예산안에 불만을 표했다. 이 대표는 또 “노인과 청년 일자리 예산 삭감도 지나친 것 같다. 초대기업이나 슈퍼리치에 대한 감세액이 13조원인가 16조원한다더라. 그런 것 좀 하지 말고”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영구임대주택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노력해 보겠다”면서도 다른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간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