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러시아 정교회가 자각하라”

입력 2022-09-01 01:24 수정 2022-09-01 01:28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대통령이 31일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WCC 제공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 대통령이 세계교회협의회(WCC) 11차 총회 첫날인 31일 오후 카를스루에 콩그레스홀 가튼할레를 방문해 러시아 정교회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총회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50여 년 만에 유럽에서 다시 열린 WCC 총회에 초대해 준 것에 감사하며 교회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WCC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인사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금 이 자리에는 뉴욕 허드슨강 인근에서 온 장로들과 브라질 아마존강 옆의 장로들, 마오리족과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온 정교회 신자가 함께 있다”며 “이들 모두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기독교인들로 일치의 사명을 향해 걷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WCC 총회에 와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교회 대표들을 동시에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교회 대표단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자리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대표들의 고뇌에 찬 고민이 결국 (전쟁 상황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러시아 정교회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 범죄를 자각하지 않는 건 기독교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슈타인마이어(가운데) 독일 연방 대통령이 31일 WCC 총대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 가튼할레에 입장하고 있다. WCC 제공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기후 변화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노아의 방주에 희망의 잎새를 전한 비둘기와는 달리 불행한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면서 “카를스루에에 모인 여러분이 창조 세계를 보존하는 길을 찾아 세상에 희망을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독일 연방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서열 1위다. 연방 총리와 연방 장관을 임명하고 법률도 발효할 수 있다. 독일의 서열 2위는 연방하원 의장이며, 실질적으로 가장 큰 정치 권력을 행사하는 연방 총리는 서열 3위다. 카를스루에(독일)=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