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경찰 인력 증원과 예산 확충 등을 언급했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안에는 이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은 불과 10명 증원되는 것으로 계산됐고, 사업비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경찰 인력 증원 규모를 ‘10명’으로 반영했다. 인력 증원은 결국 인건비와 직결되기 때문에 예산안을 편성할 때 증원 규모를 계산하게 된다. 앞서 경찰청은 경찰 인력 2000여명에 대한 증원을 요청했지만, 행안부과 기획재정부를 거치며 증원 요청이 사실상 받아들여 지지 않게 됐다.
올해는 3323명, 지난해에는 3991명 등 최근 매년 3000여명 이상의 증원이 이뤄져 온 것과 대비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해 경찰 인력 증원이 주요 과제로 다뤄져 비교적 큰 폭으로 증원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내년도 예산 규모도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이다. 경찰 전체 예산이 올해보다 1.2% 정도 증가하는데, 호봉 상승에 따른 자연증가분 등을 감안하면 예산이 오히려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이 건전재정 기조로 편성되면서 공무원 인력 증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경찰 인력 증원이 추가로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