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최근 수출 물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에 하반기 수출의 실적 전망은 그렇게 밝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2010년에 710억달러대에 이르던 해외건설 수주가 2016년부터는 연 300억달러 내로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업의 안정적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350조원까지 확대할 생각”이라며 “물류·마케팅·해외 인증 관련 수출 현장 애로 해소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주력 수출산업에 대해서는 초격차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유망 신산업은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되도록 적극 육성하겠다”며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대중 수출 위축, 높은 에너지 가격, 반도체 수출 감소 등 3대 리스크에 집중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고유가 상황인 만큼 해외건설 수주 확대 기회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건설 분야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고유가, 엔데믹 등 기회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정부 간 글로벌 협력 체제 구축을 통해서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한 수주 환경도 조성해 나가고, 저 역시도 대통령으로서 외교를 통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모두 ‘팀코리아’로 똘똘 뭉친다면 제2의 해외건설 붐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와 가덕도신공항·북항 재개발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에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고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주요 현안들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민과 우리 경남도민들과의 약속,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에게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여권의 텃밭인 부산·경남을 찾아 지역 현안을 언급한 건 지지율 반전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강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부산신항 물류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