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가 진행하는 ‘마이애미 프로필 사진전 이벤트’가 시작 첫날부터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빚었다. 엄마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프사)을 올리면 이벤트 메뉴를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는 이벤트인데, 그 명칭을 둘러싼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고객들의 엄마 사진을 올리도록 하는 이벤트에서 ‘어머니’의 낮춤말로 사용하는 ‘어미’의 방언인 ‘애미’를 사용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맘스터치 측은 31일 해당 논란에 대해 국민일보가 확인을 요청하자, 공식 홈페이지에 띄워졌던 이벤트 공지글을 내렸다.
맘스터치는 당초 홈페이지에 이날부터 해당 이벤트를 시작한다고 공지글을 게시했다. 이벤트 안내문에 따르면 맘스터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팔로우한 뒤 엄마의 프로필 사진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이를 매장 직원에게 보여주면 맘스터치 상품인 바삭크림치즈볼과 달콤초코볼, 달콤카라멜볼이 제공된다.
해당 이벤트는 오는 10월 16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될 예정이라고 돼 있다.
이와 함께 ‘최고의 엄마 프사로 뽑히면 더 큰 선물을 주는 추가 이벤트도 예고돼 있다. 고객들이 올린 엄마 프사들을 맘스터치가 심사를 통해 후보작을 선정하고 누리꾼들이 투표해 1~3위를 뽑아 100만원 상당 여행상품권 등의 선물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맘스터치 이벤트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미국 매장 2호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열었는데, 이에 착안해 ‘my 애미(나의 엄마)’라는 언어유희적인 이벤트 이름을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맘스터치 측도 이벤트 공지글에 ‘애미는 경남지방에서 사용되는 어미의 사투리를 활용한 표현’이라는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설명을 인용했다.
그러나 표준어인 ‘어미’가 ‘어머니’의 낮춤말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설명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국립국어원은 ‘어미’에 대해 부모가 결혼해 자식을 둔 딸을 이르거나 시부모가 며느리를 칭하는 말로 사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식이 ‘애미’라고 부르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맘스터치의 이벤트를 본 누리꾼들은 “치즈볼 먹자고 엄마를 애미라고 부르면서 SNS에 올리라는 것이냐” “엄마보고 어떻게 애미라고 할 수가 있느냐” “이런 걸 언어유희라고 기획하느냐” “구매가 아니라 불매를 하고 싶다”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엄마 사진을 다른 누리꾼들에게 평가, 투표 받는다는 것 역시 비판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맘스터치 측은 국민일보가 해당 논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긴급 내부 논의를 거쳐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던 이벤트 공지글을 내렸다. 맘스터치는 ‘마이애미’라는 대신 ‘마이맘스’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벤트 취지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일자 결국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스타그램의 이벤트 게시글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흥미를 촉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한 것이었다”면서 “세심하게 검토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벤트는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