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급 세단을 생산하는 루시드그룹이 앞으로 3년간 최대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의 신주 발행 절차를 시작했다. 비용 상승 압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지난 주말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고 연일 하락하는 뉴욕 증권시장에서 루시드는 낙폭을 확대했다.
1. 루시드그룹 [LCID]
루시드는 31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에서 6.31%(1.02달러) 급락한 15.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가 2.5%, 리비안 오토모티브가 1.3%만 하락한 뉴욕증시의 전기차 기업 가운데 루시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이날 “루시드가 앞으로 3년간 최대 80억 달러의 신주 발행을 위한 사전 등록을 신청했다”며 “루시드는 2분기까지 46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내년까지 운영 및 비용을 들일 수 있는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루시드는 전기차 시장에서 고가의 고급 세단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한때 ‘테슬라와 페라리의 종합판’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고점으로 도달한 64.86달러를 탈환하지 못했다. 고점 대비 낙폭은 76%나 된다.
루시드는 연준의 긴축 기조, 경기 둔화 우려로 우호적이지 않은 금융 환경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신주 발행을 택했다. 이날 성명에서 “향후 추가 자금을 마련할 때 더 큰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했다”며 “신규 주식을 당장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수소차 스타트업 니콜라도 이날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나스닥에서 9.38%(0.56달러) 떨어진 5.41달러에 마감됐다.
2. 베스트바이 [BBY]
미국 전자제품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는 뉴욕증시의 하락장에서도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고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61%(1.19달러) 상승한 74.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베스트바이의 분기 매출은 103억3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54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종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매출 102억4000만 달러, EPS 1.27달러였다. 실적은 모두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연간 매출이 11%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주가 상승률을 제한했다.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 코리 배리는 “쉽지 않은 영업 환경에 놓였지만 단기 대응의 균형을 맞추고 통제 가능한 분야를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 스냅 [SNAP]
미국 메신저 기업 스냅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53%(0.26달러) 하락한 10.01달러에 장을 닫았다. 스냅은 미국의 대표 메신저인 스냅챗의 운영사로, 올해 내내 악화된 실적을 언급할 때마다 40% 넘게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번에는 스냅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술(IT)‧문화 전문 매체 더버지는 이날 “스냅이 현재 6400명인 직원의 20%가량을 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냅의 감원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3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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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