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된 부산 지역 최대 폭력조직 2개 파가 30년째 세력다툼을 이어오다 최근 도심 한가운데서 회칼과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채 난투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A파와 B파 조직원 66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중 A파 소속 10명, B파 소속 14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두 조직의 신규 조직원 36명에 대해 폭력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추적을 피해 도주한 두 조직의 조직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경기지역 5개 폭력조직 조직원 7명도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했다.
A파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신규 조직원 14명을 영입했다. B파는 2017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신규 조직원 22명을 영입했다.
이들의 도심 난투극은 지난해 5월 해운대구의 한 술집에서 A파 조직원과 B파 조직원의 다툼이 발단이 됐다.
다수였던 B파가 A파 조직원들을 집단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A파 조직원 1명이 달아났다. B파 조직원은 도망친 A파 조직원을 조롱하는 SNS를 올렸다.
이에 분노한 A파는 조직원 5명을 동원해 조롱 SNS를 올린 B파 조직원과 광안대교에서 부산진구 문전교차로까지 추격전을 벌였다. 결국 붙잡힌 B파 조직원은 A파 조직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이후 B파 조직원 8명은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A파 조직원 2명을 상대로 보복 폭행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도심 번화가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B파 조직원들은 성매매 업소 6곳을 운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성매매업소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조직 운영자금을 확보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두 조직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소란을 피운 일반인 손님을 상대로 상해를 입히거나, 숙박업소 직원이 전화를 친절하게 받지 않았다며 시민 2명을 폭행해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조직을 탈퇴한 조직원을 찾아내 둔기로 폭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직을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부산지역 경쟁 사이인 폭력조직끼리 보복폭행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1년2개월간 수사를 벌여 조직 간 세력 다툼에 가담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또 폭력조직이 운영한 성매매업소 6곳의 범죄수익금 1억2000만원을 특정해 기소 전 추징해 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조폭은 대부분 하급 조직원들이지만 폭행 및 상해 교사 혐의 또는 범죄수익금 추적 수사를 위해 상부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