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신생아 ‘종이봉투’에 버린 20대 남녀 이틀 만에 검거

입력 2022-08-31 13:45 수정 2022-08-31 14:23
갓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신생아를 종이봉투에 담아 유기하는 한 남성. MBC 보도화면 캡처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갓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신생아를 종이봉투 안에 버렸던 20대 남녀 2명이 범행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아기는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이며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0대인 남성 A씨와 여성 B씨를 31일 오전 경남 창원에 있는 주거지에서 영아 유기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오후 11시쯤 부산 사하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신생아가 종이봉투에 담긴 채 버려져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이들을 추적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동거 관계인 이들은 29일 오후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범행 당일 택시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고 사하구 한 골목에 아기를 유기했다. 당시 아기는 담요에 쌓여 종이가방 속에 있었으며 탯줄까지 달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갓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신생아를 종이봉투에 담아 유기하는 남녀. MBC 보도화면 캡처

이들은 “경제적 문제로 아이를 양육할 자신이 없어 보육원 인근에 유기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거주지는 경남 창원이지만 보육원을 알아보던 과정에서 부산까지 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통해 신고 접수 30분쯤 전에 남녀 2명이 아기를 종이봉투에 넣어 유기한 정황을 파악했다. 남성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종이가방을 주차장 한구석에 놓고 달아났고, 옆에 있던 여성도 그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찰은 영아 유기 혐의에 대해 A씨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