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한국 가요계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를 차지한 남성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BTS의 병역 문제를 빠르게 결정하도록 요구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데드라인(시한)을 정하고 결론을 내리도록 했다. 여론조사를 빠르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설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한 여야 위원들은 이날 BTS 병역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방안으로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이 장관과 이기식 병무청장은 그동안 병역 자원 부족과 공정한 징병 원칙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날 “BTS (병역) 문제는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여러 차원에서 국가이익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해 달라진 기류를 내비쳤다.
BTS는 2020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 지난해 ‘버터(Butter)’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한국 가수·그룹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2017년부터 5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2018년부터 4년 연속으로 각각 수상했다.
이런 타이틀은 3주 기초군사훈련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예술요원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현행법에서 예술요원은 병무청 지정 국제 예술경연 2위 이상, 국내 예술경연 1위, 5년 이상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한다. 운동선수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상의 입상 성적으로 체육요원 요건을 취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예술요원 자격을 BTS 멤버를 포함한 대중문화 참여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국내 가요·영화·드라마 시장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수익을 올리는 상황에서 예술요원 자격 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혜택 남발이 공익을 저해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병역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1992년생인 BTS 맏형 진은 연말까지 입대하게 된다. 내년에는 1993년생 슈가의 입대가 예정돼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