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재출범 결정과 관련해 “법원 판단에 우리 운명을 맡기는 것인데, 어떤 판단이 나올지 모르는데 밀어붙인다면 과연 우리가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비밀 투표에 부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 몰랐다. 팽팽하게 의견이 나뉘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대위가 성립하기 위해 새롭게 법을 고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소급 입법이고 국민 입장에서는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 한다고 비칠 것이다. 그래서 법원 판단대로 다시 최고위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또 ‘비대위를 또 꾸려봤자 법원에서 또 막힐 거라고 보나’ 질문에 “그건 알 수 없지만, 만에 하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지 않겠나. 바로 직전 (가처분)에도 굉장히 많은 분이 낙관론이 많았다”고 지적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했다.
안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서는 “정기국회가 정말 민생을 위해 중요하고, 책임 있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도 이번 정기국회를 제대로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기국회가 끝나면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이미 말했다. 예산이 끝나면 아마 12월 초 정도가 될 것”이라고 ‘연말 전대’론을 다시 밝혔다.
그는 1월에 개최해 이준석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것도 방법”이라며 “법원 판단 취지도 6개월 직무정지로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반대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의원총회가 지난 27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촉구한 데 대해 “표결을 했는데 저는 반대했다”고 밝혔다.
경쟁 주자 김기현 의원이 ‘리더로 나서려는 의원이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 눈치를 보며 의총 결과를 뒤집어 혼란을 가중시키면 안 된다’고 날을 세운 데 대해서는 “제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는 생각이 전혀 아니다”라며 “의총 직후에도 주민 의견도 듣고 심사숙고해서 제 의견을 내는 것이 정치고, 제 생각을 올바르게 밝히는 게 정치 리더의 자질”이라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