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선후배 사이인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서초동의 한 술집에서 몇 차례 술자리를 같이 한 사실을 인정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의를 받았다. 김 의원은 오 후보자에게 윤 대통령 자택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 술집 내부 사진을 보여주며 윤 대통령과의 ‘개인 인연’을 지적했다.
오 후보자가 화면을 잘 안보인다고 하자 김 의원은 “아크로비스타 옆에 있는 버지니아라고 하는 술집”이라고 설명했다. 이 술집은 윤 대통령이 임기 초 저녁 식사비용으로 450만원을 결제했다는 제보가 나와 논란이 된 곳이다.
오 후보자는 설명을 들은 후 “그 집 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오 후보자께서 여기 자주 들리셨다고 들었다”고 하자 오 후보자는 “제가 판사하면서 가끔 갔던 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그 자리에서 자주 봤다고 하는 목격자가 있다. (동석한 것을) 인정하시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저 집에 같이 둘이 가서, 둘이서 셋이서 같이 간 것은 제 기억으로는 두 번 정도”라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앞서 윤 대통령과 만난 것은 2015년 이후 두세 번에 그친다며 특별한 친분은 없다고 밝혔는데, 해당 술집에서 만난 것이 두 번 정도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인정하셨다. 그 친분만으로도 대법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객관적이고 중립적 판결(할 수 있겠느냐),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일 수 있느냐, 이 문제 때문에 이 자리에 서시고 오늘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자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제가 국회 동의를 얻어서 자리에 가게 된다면 털 올 만큼이라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결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만남 횟수를 묻자 “최근 10년 동안 다섯 번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 5년 동안 행정부 전화를 안 받을 자신 있나’라는 물음에는 “전화가 오더라도 끊겠다”고 언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