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동훈 탄핵’ 강공… 일각서 “제2의 尹 될라”

입력 2022-08-31 04:36 수정 2022-08-31 09:4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한동훈 탄핵’ ‘김건희 특검’ 등 강경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 “제2의 윤석열로 키워줄 수 있다”며 이견이 나왔다.

비명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동훈 장관 탄핵, 이런 것들은 최악의 카드”라면서 “그런 카드를 썼을 때 한 장관을 제2의 윤석열로 키워 줄 수 있다. 당내에서 큰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관련해서 민주당이 훨씬 집착하고 강하게 나가는 것이 강한 민주당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친명계인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동훈·이상민 장관 탄핵 요건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장경태·박찬대 의원 등 다른 친명계 의원들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과 한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동시 탄핵’을 주장했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YTN에서 한 장관의 탄핵을 언급하며 “제가 대정부 질의를 한 게 벌써 몇 달 전인데, 최근 법사위에서 한 장관이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들을 쭉 지켜보니까 그때와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오만한 태도가 상당히 많이 보였다”며 “탄핵까지 가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건희 특검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특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무게중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이 같은 강경 드라이브에 따로 말을 얹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탄핵’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 대표 측은 “정치 공세보다는 국민들에게 유능함을 증명해 보이는 게 최우선”이라며 “앞으로도 민생 메시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와 역할을 분담해 정치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원욱 의원 외에도 자중론이 나온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건희 특검법’에 주장에 대해 “과유불급이다. 특검 문제를 계속 거론하면 정치의 영역으로 변질되어 국민들 판단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물타기 특검’이란 지적이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 부부를 겨냥해 “부부가 검경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가야 하는 바른 길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지 ‘물타기 특검’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