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화학 기업 엑슨모빌이 국제유가의 재상승세와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투자 의견 상향으로 3개월여 만에 100달러 선을 탈환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지난 주말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확인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소화하며 30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1. 엑슨모빌 [XOM]
엑슨모빌은 이날 뉴욕증권시장에서 2.3%(2.25달러) 상승한 100.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1일 종가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한 100달러선을 3개월여 만에 탈환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엑슨모빌을 포함한 석유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95달러(4.2%) 급등한 배럴당 97.01달러에 마감됐다. 98.62달러까지 상승했던 지난달 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다가갔다.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제안을 공감하고 있다. OPEC 순회 의장인 브뤼노 장 리샤르 이투아 콩고 에너지장관은 최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제안을 “우리의 견해·목표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엑슨모빌은 에너지 기업에 유리한 환경에서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의 호평도 끌어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엑슨모빌에 대해 “비용 감소에서 셰브론보다 선호한다”며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2. 애플 [AAPL]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잭슨홀 미팅 연단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강력한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미래의 성장을 은행 대출로 앞당겨오는 기술 기업의 악재로 꼽힌다. 뉴욕증시의 기술 기업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확인한 지난 27일 하락 마감한 뒤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이날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2%(124.04포인트) 하락한 1만2017.67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대장주’ 애플도 기술주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은 이날 나스닥에서 1.37%(2.24달러) 밀린 161.38달러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시가총액 2위 마이크로소프트는 1.07%(2.86달러) 빠진 265.23달러에 완주했다.
3. 테슬라 [TSLA]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3대 1로 주식을 분할한 뒤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나스닥에서 1.14%(3.27달러) 빠진 284.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지난 25일 오전 5시 뉴욕증시 마감 종가인 891.29달러를 기준으로 주가를 3분할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오후 5시 시작된 프리마켓부터 297.1달러로 분할 비율을 적용해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잭슨홀 미팅’ 전후로 위축된 투자 심리를 살려내지 못하고 ‘이백슬라’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의 오작동으로 의심되는 주행 중 급제동으로 집단소송을 당한 것도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