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 세입자 집…고양이 22마리 발견, 7마리 숨져

입력 2022-08-30 13:47
방치됐던 고양이 중 한 마리. 제주도 동물보호센터 제공. 연합뉴스

제주의 한 주택에서 고양이 22마리가 방치돼 있다 한꺼번에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제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1일과 12일 시내 주택 안에 방치된 샴고양이 새끼 등 22마리를 구조해 제주도 동물보호센터로 인계했다.

해당 주택은 세입자가 살던 곳으로, 이 세입자와 연락이 닿지 않은 집주인이 방을 찾았다가 고양이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는 이 주택 안에서 14마리를 발견한 이후 주택 주변에서도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8마리를 추가로 발견해 구조했다.

그러나 동물보호센터에 넘겨진 이들 22마리 중 7마리는 파보바이러스에 걸려 곧바로 숨졌다. 파보바이러스는 설사를 유발하는 치사율 높은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죽은 고양이들은 1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3개월령도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돼 남은 15마리 고양이는 고양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고양이가 발견된 방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센터는 현재 생존한 고양이에 대한 입양 공고를 내 입양자를 찾고 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이들 고양이가 유기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꽂힌 채 발견된 개가 동물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고 있는 모습(왼쪽). 수술을 통해 제거한 화살. 화살 하나가 두 동강 나 있다. 제주시 제공

올해 제주에서 동물 학대·유기 사건이 발생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의 한 도로변에서는 화살이 관통된 말라뮤트 믹스견이 발견됐다. 화살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양궁용 화살로 판단돼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13일에는 제주시 한림읍에서는 주둥이와 앞발이 노끈에 묶인 유기견이 발견된 바 있다. 유기견을 결박한 노끈 위에는 테이프까지 감겨있었으며, 앞발은 몸체 뒤로 꺾인 상태였다. 이 사건도 아직까지 학대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19일에는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에 산 채로 땅에 묻힌 푸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범인은 견주 등 2명으로 확인돼, 1심 재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13건, 2020년 30건, 2021년 27건 등 모두 70건으로 이 중 검거 건수는 2019년 13건, 2020년 19건, 2021년 14건 등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