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 수학여행용 제주도 호텔 매입 출발부터 난항

입력 2022-08-30 13:33 수정 2022-08-30 13:34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의 공약인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격고 있다.

교육단체는 예산 낭비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고 울산시의회는 효율성이나 경제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예산 삭감에 나섰다.

30일 울산시 교육청과 울산시 의회 등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노옥희 교육감 선거 공약에 따라 울산지역 고교생들의 수학 여행 시 숙박 및 체험시설로 활용할 목적으로 제주도에 학생교육원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제주공항 인근 노두일동 일원 대지 5210㎡, 건물 전체면적 6013㎡, 지하 1층 지상 4층인 125실 규모의 호텔을 매입해 울산학생연수원 제주분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제주분원을 통해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숙박시설을 제공해 체험 기회 확대와 경비 절감을 통한 체험학습 접근성을 강화하고,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체험학습 격차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폐교 부지를 매입 활용하려 했지만 인프라나 조건 등이 맞지 않아 호텔 매입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고등학생 수학 여행을 위해서만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은 실효성과 타당성이 떨어지는 만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울산시 교육청은 최근 온라인 조사 결과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4700명 가운데 83%가 찬성했다며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호텔매입비와 설계비 등 191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 최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교육청 예산 심의 권한이 있는 시의회도 부정적이다. 울산시의회는 29일 제233회 임시회에서 울산시교육청의 ‘2022년 수시분 울산광역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한 결과 시교육청이 올해 계획한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안을 삭제하기로 가결했다.

홍성우 교육위원장은 “교육위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으로, 용역 등을 통해서 타당성과 경제성, 적절성 등을 따져본 후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교육기관이 울산도 아니고 제주도에 호텔을 매입하겠다는 발상부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