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우 경북지사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도 살아남습니다”

입력 2022-08-30 09:36 수정 2022-08-30 14:11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주장하는 이철우 경북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국가 균형 발전 및 지방 분권에 앞장서 왔다. 경북도 제공

“대한민국의 판을 바꿔 지방시대를 여는 대전환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19일 제50회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로 회장에 취임한 이철우 경북지사의 의지는 강력했다. 그가 이토록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이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 분권에 앞장서 왔다.
그는 자치제도권 보장을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자치경찰제 관련법을 발의했고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위한 헌법개정특위 여당 간사로 활동했다. 국회 지방살리기포럼도 창립했다. 경북지사로 취임하고 나서 지방 살리기는 그의 주요 화두가 됐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국토 면적 10%의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고 50년 넘게 수도권 일극체제가 지속되면서 기업,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으니 주택난, 교통난, 환경난 등 사회적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가적 재앙인 저출산·저출생 문제도 수도권 과밀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지방은 공동화 되고 있는 것이고요. 저는 이것을 ‘수도권 병’이라고 부릅니다.”

수도권 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가기 어렵다는 것이 이 지사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이 지방에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제시한 해법은 조금씩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판을 완전하게 바꾸는 혁명적인 방식의 지방시대다.

“수도권 중심이 아니라 지방 위주의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됩니다. 핵심은 인프라입니다. 문화, 예술, 교육, 의료, 교통, 이 다섯 가지를 똑같이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어디에 살든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제50회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로 회장에 취임한 이철우 경북지사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 지사는 역사 속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며 통일신라의 5소경을 예로 들었다.

“신라는 통일 이후 5소경을 뒀어요. 금성이 수도고, 북원경, 중원경, 서원경, 남원경, 금관경이라는 작은 서울을 뒀습니다. 지금 대한민국도 서울이 있고, 충청도에는 세종이라는 서울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라도에 서울 하나 만들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 서울을 만들어서 인프라를 똑같이 해주면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분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지방자치 현주소를 ‘무늬만 자치인 2할 자치’라고 평가 절하한 이 지사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교육, 자치조직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정부’의 지위를 부여해서 국정 파트너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예산도 일괄적으로 지방에 배분해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는 지방시대위원회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새롭게 출범할 지방시대위원회는 현재 13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국무조정실, 고용노동부, 대통령실 경제수석, 사회수석, 정무수석이 참여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확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삽니다. 윤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 목표를 도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사는 “경상북도가 주도적으로 지방시대를 열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모범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