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은 129번 압색” 김건희 특검 꺼낸 野…李 ‘침묵’

입력 2022-08-30 06:57 수정 2022-08-30 09:59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5일 경기도 수원시 중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가 윤석열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김핵관(김건희 여사 핵심 관계자)이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혜경이 7만8000원으로 129번 압수수색 당했으면 수십억 주가 조작한 김건희는 1290번 압수수색해야 한다”면서 “특검을 통해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와 함께 대통령실 사적 채용, 리모델링 특혜 이권 개입에 관한 국정조사가 확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으로 이름 올린 정청래 의원과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고민정·장경태·박찬대 의원도 이날 모두 ‘김건희 특검’을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건희 특검법이 필요하다”면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허위경력 의혹을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검찰과 경찰이 계속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법에 따라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김건희 주가조작·허위경력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은 이미 발의돼 있다. 검찰과 경찰이 외면한다면 국회는 특검의 시계를 찰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 이후 취재진을 만나 “김 여사와 관련된 검경 수사에 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까지 감안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여당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검경 수사도 미진할 경우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지 않냐는 생각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특검에는 검경 조사가 미비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당의 공식 입장은 ‘조건부 특검’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재명 대표는 ‘김건희 특검’에 대해 침묵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사무실 바깥으로 나와 ‘최고위원들이 특검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대표님 뜻은 어떠하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가능하면 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변인한테 의견을 여쭤주시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