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이머들이 ‘우아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방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의 안일한 운영을 규탄하며 게임사 본사에 ‘마차’까지 보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모임측 등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판교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벌였다. 마차는 카카오게임즈 본사부터 판교테크원타워, 그레이츠판교 등 1.4㎞ 구간을 약 5시간 동안 시계 방향으로 활보했다. 마차에는 ‘무책임한 공지’ ‘계속되는 유저기만’ ‘우마무스메 방만운영’ ‘소통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번 시위를 위한 모금에 200여 명의 이용자들이 참여했다. 29분 만에 954만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주도한 우마무스메 이용자 박대성 씨는 마차가 달리기 전인 오전 9시에 카카오게임즈 사옥에 방문해 성명문과 ‘불매 서약서’를 전달했다. 시위 주최 측은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매 서약서 참가자를 모집했다.
성명문에는 ‘운영 총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 ‘유저 대표와의 간담회 개최 및 추후 지속적인 소통 창구 신설’ ‘콘텐츠 누락 및 오역 문제에 대한 책임 소명 및 복구’ 등의 11가지 요구가 적혔다. 이용자들은 “한·일 서비스 차별 논란을 비롯해 소통 미흡, 고의적인 재화구조 변경 및 콘텐츠 누락 등 불만사항을 지속해서 카카오게임즈에 호소했으나 회사는 면피성 변명 만을 통지했다”며 “성명문을 작성하는 지금 시각까지도 소비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 오후 4시까지 지속 예정이던 마차 시위는 말의 건강을 이유로 한 시간 앞당긴 오후 3시에 마무리됐다. 게임 이용자 중 일부에겐 승마 체험 기회가 제공됐다.
앞서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안일한 게임 운영 방식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구글 스토어 평점을 4.5점에서 1.1까지 낮췄다. 매출 100위권 내 게임 중 독보적인 최하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뒤늦게 사과문을 게재해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원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일본 서버와 한국 서버의 재화 지급 차이 ▲‘챔피언스 미팅’의 불확실한 일정 및 이벤트 공지 ▲다수의 게스트 계정 생성 시 발생하는 4080 오류 ▲일부 시스템 누락 및 번역 문제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국내 서버와 일본 서버의 운영 차별 문제가 분노 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이용자들은 게임 캐릭터를 뽑을 수 있는 게임 ‘티켓’의 유효기간이 일본 서버보다 짧은 점과 계정당 한 번 결제 가능한 게임상 재화를 일본 서버보다 낮게 책정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숙한 이벤트 공지는 이용자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핵심 이벤트인 이용자 간 경쟁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공지가 개최 3일 전에 게재된 게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이벤트 2~3주 전부터 이벤트를 미리 예고해 이벤트를 미리 준비할 시간을 준다고 한다. 챔피언스 미팅은 이용자가 육성한 캐릭터로 월 1회 경쟁하는 PvP 콘텐츠다. 몇 주 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의 이름과 영혼을 이어받은 캐릭터를 육성해 레이스에 나서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난 6월 20일 출시 이후 양대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 다운로드 100만 돌파 등의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이 게임을 큰 돈을 들여 판권을 사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정진솔 인턴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