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두통, 현기증, 경련, 혈압 조절 등에 전통 한의학 처방으로 활용돼 온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의 뇌졸중 예방 효과가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한의계 구급약’으로 불리는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인삼 등을 비롯한 21종의 한약재로 구성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선임연구원팀은 우황청심원이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다양한 신경재생인자의 발현을 촉진시켜 뇌졸중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우황청심원 관련 연구논문 가운데 최초다.
해당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Antioxida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배아일 17일차 쥐의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우황청심원을 3가지 농도(2, 10, 50㎍/㎖)로 나눠 처리했다. 이어 각 세포들을 포도당이 없는 배양액과 저산소 환경에서 배양시켜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상태를 유도했다. 이후 신경세포를 염색해 차이를 분석한 결과 우황청심원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세포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황청심원의 항산화 효과 실험도 진행됐다. 뇌졸중으로 인한 신경 손상은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킨다. 이에 연구팀은 산화질소 합성 효소인 ‘iNOS(inducible Nitric Oxide Synthase)’의 발현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황청심원은 iNOS를 억제함으로써 산화 인자의 활성도를 낮추고 스트레스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우황청심원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신경재생인자들의 발현량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규명됐다. 우황청심원을 처리한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뇌졸중을 유도한 이후 세포재생 관련 유전자 중 하나인 NF200과 신경재생에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GAP-43)의 발현량이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돌기의 재생량이 우황청심원 농도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이 혈관 생성과 신경세포 기능향상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활성화시켜 축삭돌기의 성장을 촉진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우황청심원은 혈관보호인자인 IGF-1과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핵심 구성 단백질 PSD-95의 생성도 증가시켰다. 이는 우황청심원의 신경세포 보호 및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종합적으로 입증됐음을 시사한다.
홍진영 선임연구원은 “우황청심원의 우수한 뇌졸중 예방 효과가 객관적으로 증명된 실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황청심원은 주로 금박을 두른 환 형태와 액상형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우황청심 ‘환’이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으나 한의학 정식 명칭은 우황청심원이며 중국의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과는 처방 구성과 악효가 달라 구분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