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이트클럽을 찬양의 열기로 뒤덮다

입력 2022-08-29 18:54
프레이즈개더링·K-CCM·코스타코리아가 28~30일까지 서울 신촌 히브루스서 개최한 ‘프레이즈개더링 아티스트 코스타’에서 참석자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음악뿐 아니라 미술과 공연에 이르기까지 문화 사역을 펼치는 기독 예술가들이 무명, 유명할 것 없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의 ‘달란트’(재능)와 소명을 나누고 신앙 성장을 도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찬양사역자들의 문화선교 모임인 프레이즈개더링과 K-CCM, 한국 유학생들과 디아스포라 자녀들을 위한 복음주의 선교운동 연합체 코스타코리아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강로 히브루스에서 주최 중인 ‘프레이즈개더링 아티스트 코스타’다.

신촌역 인근의 모임 공간 히브루스는 과거 유명 나이트클럽이었다. 하지만 29일 이곳을 찾았을 땐 시끄러운 음악 대신 트롬본, 크로매틱 하모니카, 성악, 피아노 등 목소리와 악기로 풀어낸 갖가지 장르의 찬양이 울려 퍼졌다.
이규(무대 위) 시티미션교회 목사는 “행사가 열린 이곳 ‘히브루스’란 이름에는 ‘하나님(He)께서 추출한다(brews)’는 의미가 있다”며 “단단한 커피 콩알을 최고의 바리스타가 추출하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명품 커피가 나오듯, 이곳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최상급으로 배출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많은 청년이 교회를 등지며 한국교회의 청년사역은 침체 일로에 있다. 다음세대 사역 나아가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문화 사역의 중요성은 크다. 이에 주최 측은 기독 문화 사역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교제의 장을 마련하고, 연합을 꾀해 부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전야제 공연이 열린 28일 저녁부터 시작된 열기는 30일까지 매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이어진다.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이동원(지구촌교회) 하정완(꿈이있는교회) 목사 등이 설교하고, 찬양사역자 송정미 시와그림 강찬 소진영 등이 찬양에 나선다.

주최 측은 예배와 공연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가정생활’ ‘아티스트와 예수 동행’ ‘아티스트의 소명’ 등 다양한 주제의 전문 강사 강연도 진행한다. 문화 사역자인 참석자들이 노래할 이유를 찾고, 하나님이 만드신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다지게 돕기 위함이다.

이날 라영환 총신대 교수는 ‘하나님이 나를 보시는 눈’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유명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보며 참석자들에게 무엇을 위해 예술을 하며, 그 영감의 원천이 어때야 하는지, 또 문화를 매개로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흘려보내야 하는지를 전했다.

라 교수는 “목회자로서 복음을 전하고 싶었으나 좌절을 겪었던 반 고흐는 그림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연약하고 상처받는 사람들에 대한 세상의 의무를 일깨워주고자 했다”며 “하루하루를 고민하며 좌절하고 있을 예술가들에게 하나님은 소명을 따라 산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힘든 예술의 길을 가는 여러분에게 고흐의 소명이 위로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프레이즈개더링 대표 곽수광 목사가 이날 행사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프레이즈개더링 대표 곽수광 목사는 “한국교회가 가진 문화 선교란 큰 힘을 모아 연합을 이루고, 다음세대 청년 기독 예술가들을 세우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한국교회 부흥의 불씨를 다시 살릴 구심점은 문화예술이라 생각한다. 기독 문화 예술가들에게 꼭 필요한 신앙 영성을 도모하고,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이들이 어떻게 쓰임 받을 수 있을지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모임이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 세계에 전하는, 시대적인 선교 사명을 감당하는 첫 단추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