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고 첫 거래일인 29일 코스피시장에서 카카오 그룹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이 2조6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카카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 급락한 7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4.08% 밀린 6만1100원, 카카오뱅크는 4.09% 떨어진 2만6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한 뒤 최저가를 찍었다. 장중 52주 신저가인 2만6900원까지 내려갔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카카오게임즈는 2.11% 빠진 5만1100원, 넵튠은 2.33% 내려간 1만2550원에 장을 완주했다. 그렇게 카카오 그룹 상장사 5곳의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2조6809억원이나 사라졌다. 종전 60조2048억원이던 합산 시총이 57조5239억원으로 줄었다.
주가 급락은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18%, 코스닥지수는 2.81%나 하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재확인한 탓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단에 올라 “물가 상승률의 목표치(2%) 복원을 위해 제약적인 수준까지 의도적으로 (통화)정책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사이에 고금리, 경제 성장 둔화, 노동시장 약화가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지난 6~7월에 각각 개최한 두 번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7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는 “(긴축을) 멈추거나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