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쌓이는 재고에 제품값 하락까지 ‘이중고’

입력 2022-08-29 17:12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 포스코 제공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가 줄면서 철강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재고가 늘어나고 철강 가격은 하락세다. 철강업계에서 생산 감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 ‘실적 악화’가 현실화한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 부문의 올해 1~6월 재고자산은 총 14조99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12억342억원보다 17% 늘었다. 올해 1~6월 현대제철의 재고자산도 8조2657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의 6조7304억원에 비해 22%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매출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하락했다. 이 기간 포스코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35회에서 3.27회로, 현대제철은 5.31회에서 4.66회로 떨어졌다.

수요 부진으로 철강제품 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철강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에 t당 138만원이었던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이달에 102만원까지 떨어졌다. 철근 가격은 111만원에서 92만5000원, H형강은 t당 140만원에서 123만원으로 하락했다.

철강 업계의 재고 증가, 가격 하락은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위축하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서 빚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하반기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만큼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늘면 수요가 반등힌다는 기대감이 제기되지만,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이에 따라 철강 업계는 조강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방어적인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3383만t을 기록했다. 상반기 월평균 생산량도 56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t 넘게 줄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