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제주시 한 도로변에서 몸통에 화살이 박힌 개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문제의 화살은 양궁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양궁용 화살은 경찰 허가가 필요한 석궁용과 달리 누구나 인터넷 등에서 구해 소지할 수 있는 탓에 화살을 통해 용의자를 역추적하기는 어려워졌다.
29일 제주서부경찰서는 개의 옆구리를 관통한 70㎝ 길이 화살의 종류에 대해 제주도양궁협회에 자문을 구한 결과 ‘석궁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무나 소지할 수 있는 일반 양궁용 화살로 판단됨에 따라 활과 화살 소지자를 역추적해 용의자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경찰은 또한 개 몸을 관통했던 화살에서 지문 채취도 시도했지만 아무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살에 맞았던 개는 발견 당시 목줄을 한 상태였지만, 인식표나 등록칩은 확인이 안돼 주인 등을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화살은 맞은 장소가 어디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살이 매끈한 카본 재질로 제작돼 사실상 화살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것은 어렵다”며 “처음 신고가 접수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부터 저지리, 서귀포시 대정읍까지 탐문 범위를 넓혔지만 아직 목격자 등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누구라도 이 개를 본 적이 있거나,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면 경찰에 제보해 달라”며 “앞으로도 여러 방향으로 수사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피해 개는 지난 26일 오전 8시 29분쯤 제주 한경면의 한 도로변에서 발견된 당시 몸통에 카본 재질의 70㎝ 길이의 화살에 옆구리가 관통해 괴로운 듯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만 헐떡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개를 포획해 인근 동물병원에서 곧바로 화살 제거 수술을 받도록 했다. 요추 4번째 부위를 관통 당한 개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추후 중추신경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는 3살 된 말라뮤트 믹스견으로 추정되며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