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이대로 보내야 하나…은퇴 시즌인데 전성기급 활약

입력 2022-08-29 14:11

‘은퇴 투어’ 중인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전성기급 타격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주말 경기에서는 만루 홈런과 투런 홈런을 추가하면서 “이대로 은퇴를 해야 하느냐”는 아쉬운 목소리도 작지 않다.

29일 현재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330으로 KBO리그 전체 선수 중 3위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바짝 뒤쫓고 있다. 마흔을 넘긴 타자가 은퇴를 앞둔 시즌에 타격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10경기에선 타율이 0.351이다. 홈런도 4개나 때려냈다. 타율뿐 아니라 안타, 홈런, 타점, OPS 등 도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격 부문에서 팀 내 선두를 달린다. 지난 7월 타율이 0.256으로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시즌 114경기를 출전하며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이대호는 승부처마다 극적인 홈런을 때리면서 팀의 승리도 이끌고 있다. 이대호는 2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불방망이 덕에 롯데는 선두인 SSG를 4대 2로 꺾었다. 이달 초 8위까지 추락하며 ‘가을야구’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롯데는 반등하며 6위로 올라섰다. 5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는 4게임까지 좁혔다.

지난 26일에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3회 말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은퇴 시즌을 맞은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닮은꼴 활약도 화제가 되고 있다. 푸홀스도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지난 23일 발표된 MLB 내셔널리그(NL) ‘이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푸홀스는 올 시즌 홈런 14개를 기록, 통산 홈런 수는 693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푸홀스와의 비교에 대해 “당치도 않다. 푸홀스라는 대선수와 나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700개 가까이 기록한 선수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최근 활약을 보면 이대호를 ‘한국판 푸홀스’라 부르는 것도 과장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