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의 날갯짓’에 달러화 강세… 장중 1350원 돌파

입력 2022-08-29 14: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지난 6월 23일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원·달러 환율이 29일 장중 한때 1350원을 돌파했다. 달러당 1350원은 13년 4개월 만에 찍힌 금액이다.

달러화는 이날 낮 12시25분쯤 서울 외환시장에서 1350원에 도달했다. 장중 1350원을 뚫고 올라간 달러화는 오후 1시50분 현재 1349.8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선 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놓였던 2009년 4월 29일(고가 1357.5원) 이후 처음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달러화의 이런 강세는 지난 주말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물가 상승률의 목표치(2%) 복원을 위해 제약적인 수준까지 의도적으로 (통화)정책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사이에 고금리, 경제 성장 둔화, 노동시장 약화가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긴축을) 멈추거나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는 자국 통화이자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