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년 퇴임을 맞는 이철기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65)에게 훈포상을 수여했지만 이 교수가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퇴직교원 정부 포상 포기 확인서’를 올리고 정부의 훈포상을 거절한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퇴직 교원들에게 수여하는 정부 포상으로 교육발전에 헌신한 공적을 인정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달 말 동국대를 정년 퇴임하는 이 교수는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다”며 “마치 조선총독에게 무엇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올린 포기 확인서에는 ‘2022년 8월 말 퇴직(예정)자인 본인은 소속기관으로부터 퇴직교원 정부포상 대상자로서 본인의 재직기간 산정에 따라 2022년 8월말에 포상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사유로 포상을 포기하며 향후 이에 대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적혀 있다.
포기 사유에는 ‘더 훌륭한 일을 하고도 포상을 못 받는 분들이 많은데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썼다. 특히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상임집행위원 등으로 일했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한 바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