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8세 이하(U-18) 남자농구 대표팀이 2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섰다. 특히 일본을 상대로 10점 차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U-18 아시아 남자선수권대회 결승에서 77 대 73으로 일본을 꺾었다. 한국은 2000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22년 만에 아시아 U-18 남자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했다. 2000년 대회 때는 방성윤, 김일두 등이 대표팀 주축을 이뤘다.
한국은 일본과 U-18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도 최근 5연승을 거두며 12승 6패로 격차를 벌렸다.
이주영(삼일상고)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28점을 쏟아 넣으며 경기를 이끌었다. 이주영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했다. 또 이해솔(광신방송예술고)이 12점, 이채형(용산고)이 11점 등을 기록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주영과 이채형은 ‘올스타 파이브’에도 선발됐다.
4쿼터 마지막 1분까지 접전을 이어간 끝에 얻어낸 짜릿한 승리였다. 한국은 2쿼터 중반까지 26-36, 10점 차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하지만 2쿼터 막판 지역방어를 가동해 점수 차를 좁혔고, 44-46까지 따라붙은 가운데 전반을 마쳤다.
4쿼터 중반 이후엔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68-64까지 앞서다 역전을 허용했고, 종료 4분 33초를 남긴 상황에서 일본의 야마다 데타에게 속공 덩크까지 내주면서 68-71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종료 2분 33초를 남기고 이해솔이 동점 3점포를 꽂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종료 1분 34초 전에는 구민교(제물포고)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골밑 득점에 성공하면서 2점 차 역전에 성공했다.
일본이 종료 1분 08초를 남기고 다시 동점을 만들어 승부는 남은 1분에 갈리는 상황이 됐다. 한국은 이주영의 3점 시도 실패로 공격권을 일본에 내줬으나 이해솔이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으로 종료 26초를 남기고 2점 차로 다시 앞섰다. 한국은 종료 6초 전 이주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을 보태 우승을 확정했다.
이주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우선 하나님께 영광을 올린다.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같이 싸워준 팀 동료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며 “대한민국의 농구를 보여준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이세범(용산고 코치) 대표팀 감독은 “오늘 경기 수훈 선수는 12명 전원”이라며 “빡빡한 일정으로 전체적인 컨디션이 거의 최악이었는데 모두 열심히 뛰어줬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