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삼간 타는데” “바보짓”…與 최재형·유승민 쓴소리

입력 2022-08-29 08:04 수정 2022-08-29 09:5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 총회 결과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나라와 당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며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 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이준석) 당대표를 무리하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대위 탄생의 원인은 대통령의 ‘내부총질, 체리 따봉’ 문자 때문”이라며 “본인의 문자로 이 난리가 났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며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하는 것은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어제 의총의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며 “2024년 총선 공천을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마음대로 할 거라고 예상하니 그게 두려운 거다. 내 공천이 걱정되니까 권력이 시키는 대로 바보짓을 하는 거다. 공천이 중요할 뿐, 민심과 상식, 양심 따위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러니까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의인 열 명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가 망했는데, 이 당에 의인 열 명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의총을 열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법원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은 일단 수용해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는 모양새는 피하는 동시에, 당헌당규를 개정해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추가 가처분 신청을 통한 제동을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비대위’를 다시 꾸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의총 후 결의문을 내고 “이준석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당 윤리위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며 “이번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 조작교사이고 그중 증거조작 교사의혹으로 6개월 직무 정지를 당한 사태가 있음을 확인하며, 이에 대해 의총 결의로 이 전 대표에게 강력 경고한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