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 총회 결과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나라와 당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며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 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이준석) 당대표를 무리하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대위 탄생의 원인은 대통령의 ‘내부총질, 체리 따봉’ 문자 때문”이라며 “본인의 문자로 이 난리가 났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며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하는 것은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어제 의총의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며 “2024년 총선 공천을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마음대로 할 거라고 예상하니 그게 두려운 거다. 내 공천이 걱정되니까 권력이 시키는 대로 바보짓을 하는 거다. 공천이 중요할 뿐, 민심과 상식, 양심 따위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러니까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의인 열 명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가 망했는데, 이 당에 의인 열 명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의총을 열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법원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은 일단 수용해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는 모양새는 피하는 동시에, 당헌당규를 개정해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추가 가처분 신청을 통한 제동을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비대위’를 다시 꾸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의총 후 결의문을 내고 “이준석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당 윤리위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며 “이번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 조작교사이고 그중 증거조작 교사의혹으로 6개월 직무 정지를 당한 사태가 있음을 확인하며, 이에 대해 의총 결의로 이 전 대표에게 강력 경고한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