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쇼” “앵벌이”…배현진-김병욱, 국힘 단톡방 설전

입력 2022-08-29 05:16 수정 2022-08-29 09:42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왼쪽 사진)과 김병욱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김병욱 의원식 제공

국민의힘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법원의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 이후 긴급 의원총회 격론 끝에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결론을 내렸지만, 당내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29일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과 ‘비윤’(비윤석열)계인 김병욱 의원 간의 설전이 오갔다.

3선의 김태호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권성동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를 김병욱 의원이 단톡방에 공유한 게 발단이었다. 해당 글에는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기 위해 작위로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쇼를 벌인 것은 부당하며 위법이니 이 전 대표의 지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 결정의 핵심 아닌가’라는 대목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배 의원은 “지금 존경하는 우리 김병욱 의원님께서 저와 윤영석 의원님의 결단(최고위원직 사퇴)을 ‘사퇴쇼’라고 하신 건가요”라고 문제를 삼은 뒤 “말씀을 좀 가려 했으면 좋겠다. 당직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는데 동료 의원들을 함부로 재단하는 커뮤니티 수준의 글 공유는 삼가기를 요청드린다. 국회의원이신데”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에 김병욱 의원은 “일부 저급 유튜버들의 앵벌이 주장이 당 의원총회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회의원으로서”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의 설전으로 긴장이 고조됐으나 이양수 의원의 중재로 상황은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우리가 싸우면 안 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의총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면 됐지, 이걸 갖고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배 의원이 “이 의원의 말씀에 적극 동감한다. 저도 함께 새기고 신중하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했고, 뒤이어 김 의원도 “결코 존경하는 우리 배 의원님 개인을 두고 드린 말씀이 아니다. 제 의도와 달리 배 의원님을 불편하게 해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후 한 의원이 “김 의원의 사과에 감동했다”며 분위기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