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7조7000억원대의 한국산 무기를 1차로 수출하는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K-방산의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한국 방산 수출 규모는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는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 부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1차 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1차 계약 수출 물량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으로 57억6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다.
폴란드 국방부는 “K2 전차 180대를 2022~2025년 공급하고, K9 자주포 212문을 2022~2026년 공급하는 계약”이라며 “1차로 오는 전차와 자주포는 올해 말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계약을 체결한) 기계화 부대는 이번에 수출하는 K2 전차가 처음 배치되는 부대로, 한국과 폴란드 간 국방·방산 협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27일 국내 방산 기업들이 폴란드 군비청과 맺은 포괄적 합의 성격의 총괄 계약을 실제 이행하는 1차 후속 계약이다.
앞서 총괄 계약에선 현대로템 K2 전차 980대,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648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경공격기 48대의 수출에 합의했다. 이번 1차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잔여 물량은 향후 이행 계약 체결 때 담길 예정이다.
중동과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한국산 무기의 유럽 시장 진출이 폴란드 수출 계약을 계기로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방사청은 “이번 수출은 국산 무기 체계의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 제공 능력 등 한국의 방산 역량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유럽 지역과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고 우리 안보 역량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한국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무기거래조약(ATT) 제8차 당사국 회의 폐회식에서 만장일치로 제9차 당사국 회의 의장국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ATT는 전차 장갑차 전투기 헬기 등 재래식 무기의 국제거래 규제에 대해 공통 기준을 수립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초의 조약이며, 당사국 회의는 조약 이행 평가 등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한국이 ATT 당사국 회의 의장국을 맡은 것은 해당 조약이 국내에 발효된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주제네바대표부 정무 담당 차석대사가 당사국 회의 의장직을 수행한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이번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수출 통제와 비확산 관련 국제 논의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고 책임 있는 방산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