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28일 무관심 전당대회가 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투표율을 갖고 관심이 적었다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압도적 지지로 선출됐지만 소수의 당원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20만명에 이르는 권리당원이 (투표) 대상자인데, 그중에 40여만명이 투표했다는 것은 아마 기록적인 수치일 것”이라며 “투표율이 아니라 투표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민주당은 극소수의 당원들에 의해서 휘둘리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20만명에 이르는 당원 중 40여만명이 참여해서 80% 가까운 분들이 의사결정을 한 것을 두고 소수 팬덤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수도권 의원들만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을 두고는 “호남에서 최고위원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최고위원 지명을 할 때 호남을 포함해 지방을 특별히 고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신임 최고위원들이 ‘친이재명계’ 위주라는 평가와 관련해선 “그분들 중 상당수가 원래 ‘이재명계’라고 불리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이 아닌 듯 하다”면서도 “다만 80%에 육박하는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시는 국민께서 저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그 기대에 맞춰 최고위원들이 선거운동을 하신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선거에서 합계 득표율 77.77%를 기록하며 승리했다. 그는 17개 시·도에서 치러진 권리당원 투표에서 78.22%를 득표했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72.03%를 득표했고, 일반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82.26%와 86.25%를 획득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라 '친명 지도부'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요 인선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있는가.
“잠시 후 최고위원 당선자분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지를 모아 인사를 결정하도록 하겠다. 최고위원 분 중에 다수가 이재명계라고 불리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다만 (저에 대한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기대가 높기 때문에 그 기대에 맞춰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한 것 아니겠냐고 생각한다. 앞으로 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아서 인선해나가도록 하겠다.”
-인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송갑석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떨어져서 (선출직)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모두 수도권인데 지역성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구상이 있나.
“제가 당선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온상이라고 할 호남에서 최고위원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혹여 당선되지 못할 경우에는 최고위원 지명을 할 때 호남을 포함해 지방을 특별히 고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말했는데, 성사된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나. 민생과 관련한 협치가 중요할 텐데 윤석열 정부와 공통과제로 추진할만한 것들이 있는가.
“우리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구와도 만나서 협력할 생각이 있다. 경제위기, 민생위기가 참으로 심각하다. 급선무는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다.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협력할 수 있는 최대치로 협력을 하겠다.
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제가 공약했던 것들이 비슷하거나 같은 것이 매우 많다. 이중 민생과 경제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정책들을 신속하게 공통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
그 외에 우리 민주당이 또는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책들이 있다면 서로 머리를 맞대 논의하고, 그런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민생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민생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한 두 시간을 얘기해도 끝이 없을 것 같아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에 극단적 선택하는 사례들이 많고, 그것은 주로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나 사업의 실패로 인한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불법사채가 횡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가 두 번째로 발의했던 불법사채 관련법도 그중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서민지원 확대도 하나의 방책일 수 있다. 앞으로 기회를 만들어 세부적인 정책을 말씀드리겠지만 정치에서 국민의 생존과 국민의 삶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 정치가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이 바로 민생이자 경제다.”
-압도적 지지로 선출됐지만, 투표율이 낮고 소수의 당원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소수의 팬덤 정치를 벗어나 당을 확장하고, 전국 정당화를 이뤄낼 구상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런 점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전당대회와 비교해 투표자 수가 1.5배가 더 많다. 지난 전대 때는 26만명 정도가 투표했는데, 이번엔 아마도 40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선거 때문에 입당한 분들이 상당히 많을 수 있고 또 지난 대선 이후 입당했던 약 30만명에 가까운 소위 신규 당원들은 이번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을 갖고 관심이 적었다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 아니라는 게 제 생각이다.
120만명에 이르는 권리당원이 (투표) 대상자인데, 그중에 40여만명이 투표했다는 것은 아마 기록적인 수치일 것이다. 투표율이 아니라 투표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민주당은 극소수의 당원들에 의해서 휘둘리는 정당이 아니다. 120만명에 이르는 당원 중 40여만명이 참여해서 80% 가까운 분들이 의사결정을 한 것을 두고 소수 팬덤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