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이 마침내 왕좌를 차지했다.
정지훈의 소속팀 젠지는 28일 강릉시 강릉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T1에 3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패배를 설욕하고, 2014년 팀의 전신 삼성 블루의 우승 이후 처음으로 LCK 우승을 이뤄냈다.
그간 ‘무관의 제왕’으로 불려왔던 정지훈은 5전6기 만에 첫 우승을 이뤄냈다. 2018년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서 좌절을 맛봤던 그는 2019년(2회), 2020년(1회)에도 트로피를 목전에서 놓쳤다. 올해 스프링 시즌에도 T1에 패배하면서 준우승만 다섯 번 한 선수가 됐다. 이날 자신의 여섯 번째 결승전에서 그간의 설움을 모조리 털어냈다.
정지훈은 결승전에서 우승자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2세트 때 사일러스로 ‘제우스’ 최우제(나르)의 궁극기를 역으로 사용해 상대 3인을 기절시킨 플레이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3세트 때도 절박한 한타 상황에서 ‘슈퍼 토스’로 ‘구마유시’ 이민형(시비르)을 잡아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토록 간절했던 우승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그는 덤덤했다. 정지훈은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무관(無冠)과 무관(無關)해져 기쁘다”고 농을 던지며 웃었다. 또 우승 세리머니 후 기자실을 찾아서는 “(우승 직후) 헤드셋을 벗으니까 객석의 함성과 팀원들이 기뻐하는 소리가 들려 비로소 (우승했다는) 실감이 나서 기뻤다”고 말했다.
국내를 제패한 정지훈은 이제 세계로 눈을 돌린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소환사의 컵을 바라본다. 그는 중국 ‘LoL 프로 리그(LPL)’ 팀들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지훈은 “특정팀을 경계한다기보다는, LPL에 속한 팀들은 전부 잘한다고 생각해 모두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