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팀의 숙원이었던 LCK 우승을 이뤄냈다.
젠지는 28일 강릉시 강릉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T1에 3대 0 완승을 거뒀다. 팀의 전신 중 하나인 삼성 갤럭시 블루가 2014년 스프링 시즌에 우승한 뒤로 처음으로 국내 정상에 선 셈이다.
젠지의 LCK 우승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신인 삼성 형제팀(화이트·블루)이 2013년과 2014년에 한 번씩 우승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팀이 하나로 합쳐진 뒤로는 단 한 개의 트로피도 수집하지 못했다. 젠지로 거듭난 뒤로는 세 차례 결승 무대에서 고배만 마셨다. 이날 비로소 팀의 숙원을 이뤄냈다.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던 ‘쵸비’ 정지훈은 여섯 번째 결승전 만에 왕관을 썼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자 출신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국내 대회와는 연이 닿지 않았던 ‘룰러’ 박재혁도 2016년 데뷔 이후 첫 LCK 우승을 맛봤다. ‘도란’ 최현준과 ‘리헨즈’ 손시우도 마찬가지다. LCK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피넛’ 한왕호는 생애 네 번째 LCK 우승을 달성했다.
젠지는 지난 4월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패배도 설욕했다. 당시에는 T1이 젠지를 3대 1로 꺾고 팀의 통산 10회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LCK를 양분한 두 팀은 오는 올가을 북미에서 열리는 롤드컵에도 참가한다. 젠지가 서머 챔피언 자격으로 1시드, T1이 2시드를 얻었다.
젠지는 이날 T1을 압도했다. 1세트 땐 박재혁(제리)이 게임을 집도했다. 중반부까지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으나 19분 드래곤 전투에서 박재혁이 한타 승리를 이끌면서 젠지가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박재혁은 이후로도 두 번의 쿼드라 킬을 기록했고, 젠지는 38분 만에 게임을 끝냈다.
젠지는 T1에 제리·유미를 풀어준 뒤 닐라·신지드로 대응하는 조커 픽 작전으로 2세트까지 기세를 이어나갔다. 한왕호(세주아니)가 빠른 미드 갱킹으로 득점한 게 주효했다. 이들은 22분 만에 화염 드래곤의 영혼을 얻어냈다.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하다가 4분 뒤 넥서스로 달려들어 경기를 끝냈다.
3세트 역시 젠지의 기량이 확연히 앞섰다. 경기 초반 최현준(레넥톤)이 상대 갱킹에 당해 주춤하는 듯했지만, 곧바로 한왕호(신 짜오)가 ‘제우스’ 최우제(모데카이저)를 응징해 게임의 균형을 맞췄다.
20분경 드래곤 전투에서 젠지가 2킬을 가져가면서 팽팽했던 게임의 균형이 무너졌다. T1은 기습 내셔 남작 사냥으로 반격했지만 기세가 오래 가지 못했다. 젠지는 33분 내셔 남작 둥지로 T1을 불러낸 뒤 상대 전원을 처치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강릉=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