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정치적 자폭 테러로 협박을 하고 있다”며 자중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수장우중문(與隋將于仲文)’을 인용하면서 “이 전 대표는 퇴로를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는 정치적 생존을 위한 자기방어, 자구행위를 넘어 이판사판, 너 죽고 나 죽자식의 공도동망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장우중문은 ‘살수대첩’ 대승으로 수나라의 침입을 막아 고대사에 이름을 남긴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쓴 한시다. ‘적장’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는 한시의 내용을 빌려 이 전 대표를 직격한 것이다.
조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실패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정권교체의 민심”이라며 “상생 공존이 힘들면 한쪽은 살아야 하고, 그것은 정부와 당 쪽일 수밖에 없다. 선택해야 한다면 정권교체 민심은 당연히 대통령을 지키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총에서 진통 끝에 이 전 대표의 징계를 요구하는 규탄 성명이 나온 것은 그런 시그널”이라며 “이 전 대표는 정치적 자폭 테러를 협박하지만, 둘 다 죽는 경우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바닥에 떨어졌다 해도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모시고 있고, 나라의 운명을 걸머진 5년 임기의 집권 여당”이라며 “(이 전 대표가) 이대로 평행선을 그으며 제로섬의 대치 전선으로 가면 대통령과 정부, 당은 살아남지만, 이 전 대표는 죽는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재판 승소로 대통령과 윤핵관, 당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고 정치적 명분을 얻었다”며 “여기서 멈추고 회군을 모색해야 한다. 퇴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더 이상의 소송행위를 중단하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중자애, 자기성찰을 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며 “그리고 당정과 화해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 상태면 조만간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 제명 처분이 내려질 수 있고, 사태는 더 악화된다”며 “설혹 징계가 불발돼서 내년 1월 9일 자로 전 이 대표가 원직에 복귀하더라도, 당이 당헌 개정이나 상임전국위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주지 않으면 이 전 대표는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나홀로 대표, 반신불수의 식물대표가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의 정치적 수렁을 벗어나는 데 있어서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에는 두어 가지 길이 있지만, 이 전 대표에게는 한 가지밖에 없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