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 조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김소영의 부상 이탈 후 약 3개월 만에 뭉친 ‘킹콩’ 조는 전년도보다 좋은 성적을 내며 부활을 알렸다.
김소영-공희용(세계랭킹 4위) 조는 2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천칭천-자이판(1위·중국) 조에 0대 2(20-22, 14-21)로 패했다.
김소영-공희용은 1995년 길영아-장혜옥 이후 27년 만의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우승에 도전했으나 마지막 한 경기 승리가 부족했다. 하지만 62분간 세계 최강 조를 괴롭히며 명승부를 벌였다.
1게임은 결승전답게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1게임 0-4로 끌려갔으나 흐름을 내주지 않고 4-4 동점을 만들었다. 중국이 앞서가면 한국이 추격하는 흐름이었다. 강스매싱 랠리를 이어가다 페인트모션으로 네트를 살짝 넘기는 공격으로 상대 타이밍을 뺏으며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가 11점을 먼저 냈지만 인터벌 후 상대의 서브미스와 수비실책이 이어지며 첫 역전에 성공했다. 연속 4득점으로 14-11 리드했으나 중국도 쉽게 흐름을 내주지 않고 15-15 동점이 됐다. 이후 역전과 재역전, 재재역전 등 숨 막힐 듯한 0~1점 차 접전이 이어졌다.
19-19 상황에서 ‘킹콩’이 상대 강스매싱을 수차례 완벽한 수비로 막아내자 중국 진영이 흔들렸고 라켓이 겹치며 한국이 게임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하지만 라인아웃과 수비실패로 역전됐고, 마지막 백핸드 리턴이 네트에 걸리며 1게임을 내줬다.
2게임도 한동안 한 끗 차이 접전이 이어졌으나 점차 격차가 벌어졌다. 7-6 상황에서 연속 5점을 주며 7-11가 됐다. 10-11로 추격했지만 중국이 다시 12-18까지 벌리며 승기를 내줬고 2게임은 14-21로 마무리됐다.
천칭천-자이판 조는 2년 연속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한국을 무너뜨리며 악연을 이어갔다. 지난해는 이소희-신승찬 조가 이들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했다.
김소영의 부상으로 약 3개월 만에 대회에 함께 나선 ‘킹콩’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소영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지난 5월 우버컵(세계단체배드민턴선수권 대회)에서 조별예선까지만 뛰었고 이어진 태국오픈에서는 1회전에서 충격 탈락했다. 이에 주변에서는 ‘예전같지 않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부족하다’ ‘은퇴를 한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김소영은 “선수로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고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이 악물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사상 첫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을 노렸던 간판 안세영(세계랭킹 3위)은 전날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랭킹 1위)에게 패하며 최종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도쿄=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