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사형제’ 폐지 입장 밝혀

입력 2022-08-27 17:06
윤석열정부가 임명할 첫 대법관 후보로 선정된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업무를 마치고 제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 첫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된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후보자는 장기적으로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최근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오랜 기간 사형제도에 관해선 존치와 폐지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고 양 주장 모두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서도 “사형제도는 국가의 형벌권으로 인간 생명 그 자체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이 이미 집행됐다면 오판이 있더라도 돌이킬 수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입법을 통해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오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에 관해선 “국민 의사를 반영해 국회에서 정할 입법적인 결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법관으로서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은 현행 법률을 존중해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적용이 남용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엄격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현행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무부에 불거진 이른바 ‘시행령 통치’ 논란에 대해선 “하위 법령의 규정은 상위 법령에서 위임한 범위와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제시하며 즉답을 피했다.

오 후보자는 또 대법관 후보자가 된 뒤 주목을 받은 과거 판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버스 기사를 해고한 회사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한 2011년 판결에 대해선 “많이 고민했으나 단체협약 등에 횡령은 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해임 외에 다른 징계 처분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로부터 유흥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 징계를 취소한 2013년 판결과 관련해선 “당시 해당 검사가 받은 85만 원의 향응이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불명확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원래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학교 1년 선·후배 사이라 학교 다닐 때 알고 지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가끔 마주치기는 했지만, 유달리 친분이 있지는 않다”면서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했다거나 사적 모임 등을 같이 하지도 않았다”라고 답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는 29일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퇴임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이 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