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불만”…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벽화 훼손男 검거

입력 2022-08-27 15:38 수정 2022-08-27 15:40
훼손된 김명시 장군 벽화. 연합뉴스

경찰이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장군 벽화를 훼손한 50대 남성을 입건했다. 김 장군이 국가유공자가 된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마산 중부경찰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무장투쟁에 앞장선 김 장군의 벽화를 훼손해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9시쯤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서1길 돌담 골목에 조성된 ‘김명시 장군의 학교길’ 벽화 담벼락과 알림판 등 총 4곳에 회색 페인트를 뿌려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훼손된 김명시 장군 벽화. 연합뉴스

경찰은 폐쇄회로 CCTV 추적과 탐문 수사를 통해 전날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김 장군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데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창원에 거주하는 시민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는 이번 제77주년 광복절을 계기로 김 장군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고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1907년 창원 마산합포구 동성동에서 태어난 김 장군은 1927년 중국 상하이에서 항일독립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모스크바에서 유학하던 학생이었다. 김 장군은 하얼빈 일본 영사관 공격을 이끌고 조선의용군 지휘관으로 항일 전투에 참여했다. 양손에 총과 확성기를 각각 들고 일본군과 맞서 ‘백마 탄 여장군’으로 불린다.

앞서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18일 김 장군 벽화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벽화는 2020년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양성평등기금사업으로 그라피티 작가 레오다브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창원시는 원작자를 섭외해 다음 달부터 벽화 복구작업을 시작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