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예람 사건’ 특검, ‘부실수사’ 의혹 전익수 소환

입력 2022-08-27 14:53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부실 초동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52·준장) 공군 법무실장을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했다.

전 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미근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1차 조사 때 상세히 말씀드렸고, 오늘 조사에서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이 중사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군검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지휘한 혐의(직권남용·직무유기) 등을 받고 있다. 전 실장은 그동안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한 부실수사의 책임자로 지목됐다. 전 실장의 부실한 수사 지휘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했고, 결국 이 중사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게 이 중사 유족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전 실장을 소환해 13시간가량 조사했다. 이날도 사건 당시 군 검찰의 보고 내용과 구체적인 수사 지휘 과정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전 실장은 앞선 조사에서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지난 15일 전 실장의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증거였던 녹음파일을 조작한 혐의(증거위조)로 A변호사를 구속했다. A변호사는 전 실장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정황이 담겼다며 지난해 11월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의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실장은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책임자인 임태훈 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국회와 언론을 속이고 여론을 호도해서 특검까지 하게 했다”며 “개인적 피해를 떠나 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군의 사기와 전투력까지 약화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비행단 군검찰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고 이 중사가 사망한 후에도 가해자 조사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부실 수사 논란이 일면서 당시 수사 라인 관련자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국방부 검찰단은 뒤늦게 수사에 나서 15명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전 실장을 비롯한 법무실 지휘부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고, 올해 6월 특검 수사가 시작됐다. 특검법상 특검팀은 다음 달 12일까지 수사를 끝마쳐야 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