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또다시 지도부 공백 사태를 겪게 된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대해 “야당도 아닌 여당이 천방지축으로 당 운영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법원 판단에 대해선 ‘정치재판’이라고 언급했다.
홍 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심에 따라 이준석, 권성동 체제 해체하고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해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라고 그렇게도 충고했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법원에서조차 정치재판으로 농락당하고 이제 당시 권성동 체제로 돌아갈 건가”라며 “떠나는 민심은 어떡하려고 자꾸 그렇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뭔가 중심이 있어야지. 정국이 안정돼야 지방도 살아난다”고 했다.
홍 시장의 이 게시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언급하며 “요즘 법원은 정치적 판단도 하네요. 대단합니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26일 이 전 대표가 주 위원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주 위원장이 직무를 집행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비대위 출범이 사실상 자신의 당대표 복귀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주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해 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냈다. 법원이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비대위를 출범시킬 만큼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에 처해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 당 비대위가 출범한 이후부터는 가처분신청을 낸 이 전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당시 홍 시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 막말에 떼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며 “이제 그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보다 성숙되고 내공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한 바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