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체조 금’ 신재환의 뒤늦은 사과, 왜?

입력 2022-08-27 10:56
도쿄올림픽 기계체조(도마) 금메달리스트 신재환. 연합뉴스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했던 도쿄올림픽 기계체조(도마) 금메달리스트 신재환(24)이 8개월 만에 공식 사과했다.

신재환은 26일 SBS 인터뷰에서 올림픽 이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공황장애가 심해지면서 술에 의존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숨이 막히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다”며 “무작정 술에 의존하려 했다는 게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큰 죄악이고, 평생 가지고 갈 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크게 실망하셨을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지금도 정말 많이 후회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개 숙였다.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재환은 “무서웠다. 3~4개월간 카메라를 못 쳐다봤다”며 “외출이 거의 없이 그냥 숨어 살기 바빴다. 어떻게 보면 현실 도피였다”고 고백했다.

SBS 보도화면 캡처

신재환은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주목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의 양학선 이후 두 번째 체조 금메달리스트였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공황장애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기권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5일 새벽 1시쯤 대전시 유성구 도시철도 1호선 반석역 인근에 정차해 있던 택시에 탄 뒤 행선지를 묻는 택시기사를 다짜고짜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포스트 양학선’으로 주목받은 지 불과 4개월만의 사건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당시 그는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택시기사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대전지검 형사2부는 신재환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벌금형 약식기소했다.

대한체조협회는 법원의 처벌이 확정되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신재환에 대한 징계를 내릴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신재환이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참가 의사를 피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신재환은 대표 선발전에 기권했고, 자격 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