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힘, 미사일 맞고 콩가루돼…권성동 물러나야”

입력 2022-08-27 09:57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에 들어서며 법원의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인 데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미사일 맞고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6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오늘 사법부의 절묘한 판단으로 비상상황이 됐다”며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준석과 싸우겠나.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억울하더라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물러나야만 해결되고, 특히 이 전 대표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뉴시스

‘권 원내대표가 물러난다고 이 전 대표가 가만히 있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굉장히 지혜로운 분이다. 젊은 세대는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자기들의 진퇴에 잘 알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와 동갑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언급하면서 “쉬운 청년들이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국민의힘이 즉각 이의신청한 것에 대해선 “정치를 법치로 가지고 가려 하면 안 된다”며 “사법부라는 게 자기들이 한번 결정한 문제를 다른 재판부에서 이의 잘 안 받아준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뉴시스

‘여당 차기 지도부 구성이 어떻게 되겠느나’는 질문에 박 전 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꼽았다. 그는 “상당히 유 전 의원을 잘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 국민의힘 당심은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조금 떨어지지만 민심은 압도적이다. 차기 당대표로 두 사람이 합치면 거의 과반수에 육박한다. 유승민 당대표를 내세우는 데 이 전 대표도 앞장서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주 위원장 직무정지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