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유보된 자살…1~2년 사이 급증할수도”

입력 2022-08-26 16:23 수정 2022-08-26 18:26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관계자들과 생명보듬상 수상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살예방과 생명문화 확산 운동을 펼치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 목사)가 주관하는 ‘제10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선포식에서는 제3회 생명보듬상 시상식과 자살예방 특강이 진행됐다. 생명보듬교회상은 과천교회(주현신 목사) 우리는교회(박광리 목사) 사랑의교회(최석진 목사)가 수상했다. 생명보듬우수강사상은 명진숙 생명보듬교육 강사에게 돌아갔다.

과천교회는 과천시 보건소·자살예방센터와 협약을 맺고 자살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공로가 인정됐다. 교회 내 ‘시냇가 상담센터’를 세워 교인들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리는교회는 전교인이 생명지킴이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개별적으로 자살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청소년·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전문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제3회 생명보듬상 수상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에서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성돈 목사는 “코로나로 한국교회가 생명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이 증가했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생명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자살예방 교육을 의무화해 생명의 문화 확산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교계 동참을 호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1만319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연령대별 자살현황은 50대가 26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80대로 62.6%(1187명)으로 9세 이하 자살자(2명)도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일가족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잇따르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수원의 한 주택에서는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지병과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시민들이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의 빈소에 찾아와 조문하고 있다. 수원 세 모녀는 지병과 생활고를 겪다 지난 21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안해용 라이프호프 사무국장은 이날 특강에서 “코로나 기간에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이는 유보된 자살”이라며 “‘코로나 블루’와 계속되는 경제침체로 앞으로 1~2년 사이에 자살률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증상을 일컫는다. 안 사무국장은 이어 “사람들이 생을 마감하는 이유는 살아갈 이유를 못 찾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살아갈 이유를 찾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생명보듬주일은 다음 달 18일이다. 라이프호프와 월드휴먼브리지가 공동 주최하는 ‘제11회 사람사랑·생명사랑 걷기 캠페인’이 예정돼 있다. ‘생명의 빛을 비추라’를 주제로 한 올해는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월드휴먼브리지 등이 함께 한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