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군 장병 중 70%가 간부…1년 새 2배 늘어

입력 2022-08-26 10:06 수정 2022-08-26 10:37

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장병이 지난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부의 극단적 선택 비중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군인 자살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군인은 83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42명이었던 수준에서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민간인 자살률을 판단하는 지표인 10만 명당 자살률로 환산하면 2020년 7.1명이었던 것이 1년 만에 14.1명으로 급증한 수치다.

최근 5년간 군인 자살률은 2017년 51명에서 2019년 62명으로 증가하다 2020년 42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83명으로 전년 대비 97.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병의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한 사병은 2017년 17명, 2019년 27명, 2020년 15명이었다가 지난해 25명으로 늘었다.

간부의 경우 지난해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4~35명 수준을 유지하다 2020년 27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5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군인들 중 간부의 비중도 매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56.4%, 2020년 64.2%, 지난해 70%로 상승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처럼 군 내 극단적 선택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방부가 시행 중인 ‘자살 예방 전문교관 양성사업’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은 3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내에서 양성된 자살 예방 전문교관이 소속 부대 병사를 대상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하는 사업이다. 올해 6월 기준 육군 1404명, 공군 292명, 해군 181명, 해병대 130명 등 2007명이 전문교관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전문교관 양성 사업비 2억3200만원 중 실제 집행된 예산은 37.5%인 8700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1억3400만원은 용도를 변경해 다른 사업에 집행되는 등 사업비 집행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계속되는 군인들의 극단적 선택을 줄이기 위해 군 장병을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정신건강 및 심리지원 서비스를 보다 내실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