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추모식 공영장례 방식으로 엄수돼

입력 2022-08-25 17:05

영정사진도 없이 위패만 놓인 빈소에서 경기 ‘수원 세 모녀’ 추모식이 25일 공영장례 방식으로 엄수됐다.

숨진 60대 A씨와 40대 두 딸의 추모식은 원불교식으로 진행됐다.

공영장례 대상자의 종교가 확인되지 않으면 분기별 담당 종교가 추모 의식을 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추모식에는 추모식을 진행할 교무(원불교 성직자) 7명을 필두로 이재준 수원시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 이상균 수원시 복지여성국장 등이 배석했다

유족이 없는 빈자리는 세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찾아온 시민과 원불교 신도들 10여 명이 대신 메웠다.

축원문에서는 “오랜 시간 투병과 생활고를 겪던 세 모녀가 고통과 외로움 속에 열반에 올랐다”며 “이들이 살아 생전에 가졌던 한을 잊고 해탈에 도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추모식을 진행한 김덕수 원불교 경인교구장은 “가까운 이웃에 이렇게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종교인으로서 너무 미안했다”며 “고통스러웠던 이번 생의 원한은 다 내려놓고 해탈해 다음 생은 행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세 모녀의 어려움을 돌보지 못했다는 마음과 함께 제도적 한계성을 느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왔다”며 “앞으로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통합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세 모녀의 시신은 26일 오전 발인을 마친 뒤 오후 1시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A씨 등은 지난 21일 오후 2시50분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 역시 각각 희소 난치병을 앓았다.

발견된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힘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A씨 등은 2020년 2월 화성시에서 수원시의 현 주거지로 이사할 때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화성시와 수원시 모두 이들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긴급생계지원비나 의료비 지원 혜택,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