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닝 미스’ 3분기도 암울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8-25 07:36 수정 2022-08-25 10:10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제품이 2017년 5월 3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전시회 ‘컴퓨텍스’에 소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25일(한국시간) 뉴욕 증권시장 본장을 마감한 뒤 시간 외 매매에서 2분기 ‘어닝 미스’를 발표하고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실적 발표를 2주가량 앞두고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미리 보고해 주가의 낙폭을 제한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상승했다.

1. 엔비디아 [NVDA]

엔비디아는 이날 나스닥 본장을 마감한 뒤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67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51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실적은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매출 81억 달러, EPS 1.26달러를 모두 하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컴퓨터에 장착하는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게임 장비 매출이 부진했다. 게임 장비 매출은 2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레트 크레스는 “게임 장비에 대한 수요가 세계 거시경제의 역풍으로 급격하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이런 2분기 실적은 지난 9일 스스로 보고한 전망치를 통해 공개됐다. 엔비디아의 ‘어닝 미스’를 우려한 주가는 지난 2주의 장에서 반영됐다. 문제는 암울한 3분기 전망에 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59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레피니티브의 전망치인 69억5000만 달러를 하회한 숫자다.

엔비디아는 이날 나스닥에서 0.24%(0.41달러) 상승한 172.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본장을 마치고 분기 실적을 확인한 시간 외 매매에서 주가는 하락 전환됐다. 오전 7시20분 현재 애프터마켓에서 4.34%(7.46달러) 밀린 164.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 세일즈포스 [CRM]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세일즈포스는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웃돈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시간 외 매매에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28%(4.01달러) 상승해 180.01달러로 본장을 완주한 주가는 오전 7시20분 현재 애프터마켓에서 4.66%(8.2달러) 하락한 167.8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매출은 77억2000만 달러, 조정 EPS는 1.19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공개된 실적은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매출 76억9000만 달러, EPS 1.02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세일즈포스는 또 “이사회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간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세일즈포스는 앞서 317억~318억 달러로 제시했던 연간 매출 전망치를 이날 309억~310억 달러로 내렸다. 또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종전 4.74~4.76달러에서 4.71~4.73달러로 낮춰 제시했다.

세일즈포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최근 만나 대화를 나눈 거의 모든 사람이 사업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지침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3. 펠로턴 인터랙티브 [PTON]

미국 홈트레이닝 운동기구 제조기업 펠로턴 인터랙티브는 자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닷컴과 협업을 결정하고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나스닥에서 20.36%(2.28달러) 상승한 13.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펠로턴은 그동안 운동기구, 의류, 신발, 액세서리를 자사 홈페이지나 매장을 통해서만 팔았다. 이제 아마존닷컴의 거대한 유통망에 올라타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게 됐다. CNBC는 “펠로턴이 타사 유통망을 활용하는 첫 번째 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팰로턴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홈트레이닝 수요 증가로 지난해 1월 최고점인 171.09달러에 도달한 뒤 가파르게 폭락한 ‘리오프닝’의 대표적 소외주다. 지난 7월 52주 신저가인 8.22달러를 찍고 올여름 반등장에서 10달러 선 위로 올라왔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