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이 세계선수권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순항 중이다. 출전한 4조 중 3조가 16강에 진출하며 한국 셔틀콕의 자존심을 세웠다.
세계랭킹 3위 이소희-신승찬 조는 2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32강에서 인도의 푸야 단두-산야나 산토시(97위) 조에 2대 0(21-15 21-7)으로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천칭천-자이판(1위·중국) 조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을 한 이소희-신승찬 조는 ‘우승후보’답게 한 수 위 실력을 뽐냈다. 3번 시드를 받아 이번 대회 첫 경기에 나선 이들은 1게임 중반 12-14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연달아 8득점을 내며 게임포인트에 도달했고, 한 점만 더 내준 뒤 1게임을 가져왔다.
몸이 풀린 2게임은 더 압도적이었다. 첫 득점부터 단 한 번도 리드를 잃지 않고 14점차 대승을 거뒀다.
또 다른 우승후보 김소영-공희용(4위) 조는 이날 인도의 아쉬위니 밧-시카 가우탐(53위)을 2대 1(21-5, 18-21, 21-13)로 꺾고 16강에 합류했다. 1게임에서 단 5점만 내주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킹콩’ 조는 2게임 상대의 반격에 애를 먹었다. 상대 수비가 좋아졌고 우리 셔틀콕이 네트에 여러 차례 걸리는 등 경기 후반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결국 후반 연속 3점을 내주며 3게임으로 넘어갔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산전수전 다 겪은 페어답게 위기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 5-5 상황에서 연속 7득점을 올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상대가 뒤늦게 한 점씩 따라붙었지만, 김소영-공희용 조가 노련하게 차이를 계속 벌렸고 3게임도 21-13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늦게 경기를 치른 정나은-김혜정(9조)는 말레이시아 조를 2대 0(21-13, 21-12)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김소영-공희용 조와 정나은-김혜정 조는 25일 8강을 두고 맞붙게 됐다. 두 조는 지난해 11월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즈에서는 정나은-김혜정 조가 2대 0으로 이겼으나, 불과 5일 뒤 인도네시아 오픈에서는 김소영-공희용 조가 2대 1로 승리했다.
백하나-이유림(39위) 조는 불가리아의 가브리엘라 스토에바-스테파니 스토에바(9위) 자매를 만나 분전했으나 0대 2(13-21, 9-21)로 아쉽게 패하며 32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도쿄=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