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곡선 구간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았던 호남선의 대전 가수원~충남 논산 구간이 곧게 펴지고 육군 논산훈련소까지 KTX가 연결될 전망이다.
24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호남선(가수원~논산) 고속화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총 719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내년부터 2027년까지 이 구간의 굴곡 노선 직선화 및 선로 개량 공사를 추진하게 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이 구간에 설치된 곡선반경 600m 이하 급곡선은 31곳에서 5곳으로 줄고 철도건널목 13개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급곡선 구간이 곧게 펴지면서 노선의 길이도 지금의 45㎞에서 29.2㎞로 줄어든다.
또 계룡·논산·익산 등 인근지역과 대전 생활권의 접근시간이 평균 27분 단축되고, 기존에 장항선으로 익산·광주송정에 이동하던 철도 통행자 일부가 호남선으로 경로를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시 숙원사업인 호남선 고속화 사업의 예타 통과를 환영한다”며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호남선 KTX가 증편돼 지역경제에 도움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고 코레일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논산훈련소 인근 신연무대역까지 KTX를 연결하는 방안도 사업 범위에 포함됐다. 만약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입영 장병이 논산역을 거쳐 논산훈련소까지 갈 경우 소요시간은 기존 217분에서 166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논산훈련소 입영 장병이 매년 12만명이고 면회객 등 방문객이 130만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들의 이동권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사업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할 것”이라며 “2027년 쯤에는 보다 안전하고 빠른 호남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5대 간선축 중 하나인 호남선은 1914년 건설된 이후 복선으로만 바뀌었을 뿐 별도의 선형 개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열차 통행 속도가 최저 84㎞/h까지 떨어지고 1982년 이후 건널목 사고도 19건 발생했다.
국토부가 2005년 개선을 검토했지만 호남고속철도 사업 시행에 따른 중복투자 우려 등으로 사업은 결국 중단됐다. 이후 2015년 호남고속철도 1단계가 개통되자 사업이 다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고, 대전시와 충남도가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요청한 끝에 예타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이번 예타에서 경제성 분석(B/C) 0.61을 기록하며 기준점(1.0)을 넘지는 못했지만 종합평가(AHP)에서 안전성 향상과 국군 장병 이동권 향상, 고속철도 서비스 확대 등 사업의 특수성 등이 반영되면서 추진이 확정됐다.
김 지사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