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기독인 팝스타는 용감했다”

입력 2022-08-24 17:37
중국의 팝가수 덩쯔치의 신곡 ‘글로리아’ 뮤직비디오. 유튜브 화면 캡처

황량한 잿빛 광야에 한 여성이 서 있다. 네온 빛 간판은 이곳이 ‘애프터랜드’라는 걸 알려준다. 여성이 간판을 따라 걸어 간 애프터랜드는 낙원이 아닌 고통과 무감각으로 가득한 곳이다. 절망에 사로잡힌 그녀가 빛에 이끌려 걸어간 곳은 새벽이 밝아오는 해변이다.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는 그녀 앞에 바다가 갈라진다. 마치 홍해바다 같다.
노래는 ‘나는 사랑’‘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두려워할 필요 없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느새 용기를 얻은 여성이 갈라진 바다 사이를 걸어 길 가운데 서 있는 문을 향해 나아간다.

영상 속 여성은 덩쯔치(31)라는 중국 가수다. 영상은 지난 9일 유튜브 등에 공개된 그녀의 신곡 ‘글로리아(Gloria·사진)’의 뮤직비디오다.

미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기독인 팝스타 G.E.M의 신곡은 용감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덩쯔치가 중국에 복음의 희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G.E.M은 덩쯔치의 홍콩 활동명이다. ‘글로리아’는 그녀가 지난달 발표한 정규 앨범 ‘레벌레이션(계시(Revelation)’의 첫 번째 곡이며 어릴 적 아버지가 지어준 그녀의 영어 이름이기도 하다.

중국의 팝가수 덩쯔치의 신곡 ‘글로리아’ 뮤직비디오. 유튜브 화면 캡처

CT는 글로리아의 뮤직비디오에 갈라진 홍해를 떠올리는 장면을 통해 복음과 희망으로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복음의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덩쯔치는 2008년 홍콩에서 데뷔해 2014년 중국판 ‘나는 가수다2’에 출연하며 중국 본토에 진출했고 ‘중국의 테일러 스위프트’라 불리는 인기 가수가 됐다. 중국 여성 가수로는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한 뮤직비디오 4편도 보유하고 있다. 2016년엔 포브스지 ‘30세 이하 30명의 음악가’에 아시아계 뮤지션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대중 가수인 덩쯔치가 자신의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건 그녀의 신앙과 맞닿아 있다. 홍콩의 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덩쯔치는 학교합창단에서 노래를 배웠다. 가수로 성공한 뒤에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밝혔다. ‘글로리아’ 전에도 ‘하트비트’ ‘워크온워터’ 등의 노래를 통해 복음을 전했다.

사실상 종교 활동이 어려운 중국에서 복음의 메시지를 뮤직비디오에 담은 덩쯔치의 용기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다.

미 시카고에 거주하는 지앙 샤오롱 목사는 “중국에서 기독교 예술가가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건 상업적, 정치적 위험이 있는데 용기있게 나섰다”고 C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도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한 중국인은 “덩쯔치는 나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존재함’을 알려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미국인이라는 기독교인은 “비록 가사는 중국어라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음이 알아들었다. 중국에서 선교한 고모가 있는데 중국의 형제 자매들에게 축복이 있었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중국의 팝가수 덩쯔치의 신곡 ‘글로리아’ 뮤직비디오. 유튜브 화면 캡처

덩쯔치의 노래가 중국에서 전도 도구가 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기독교 예배 밴드인 버닝 부시 멤버 제인 하오는 “덩의 노래는 좋은 전도 활동이다. ‘하나님’‘주 예수’를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불신자들은 음악을 통해 그녀의 신앙에 궁금해 할 수 있다”며 “그들에게 완전한 복음을 전하는 건 주위 기독교인들의 몫”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