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학자 조엘 비키 조언 “보수적 교회가 성장한다”

입력 2022-08-24 17:15 수정 2022-08-24 21:22
조엘 R 비키 미국 퓨리턴리폼드신학교 학장은 24일 경기도 성남 한 호텔에서 “한국에 오면 신실한 목회자들과 교제할 수 있어서 항상 즐겁다”고 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말씀을 바탕으로 매일을 살아라.” 세계적인 개혁주의 조직신학자 조엘 R 비키(70) 미국 퓨리턴리폼드신학교 총장은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교회가 쇠퇴하는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자 이렇게 말했다. 비키 총장은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서창원 목사) 설립 30주년 세미나 강의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매우 활기찼다. 비키 총장은 “그리스도인은 모든 영역에서 말씀에 따라는 사는 사람들”이라며 “매일 아침마다 성경을 읽고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전도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크리스천으로서 우리 삶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며 매일을 살다보면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개혁파 조직신학’(부흥과개혁사) 등 다양한 저서로 잘 알려진 그는 그동안 10차례 가까이 한국을 방문했다. 비키 총장은 “한국에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세미나에서 목회자들을 만나는데 하나님 안에서 강한 영적 유대감을 느낀다. 대규모 강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깊은 영성이 깃들어 있다”며 “이번에는 젊은 목회자들과 깊은 대화가 좋았다”고 했다.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목사이기도 한 그는 조직신학과 설교학을 강의한다. 비키 총장은 저서가 호평받는 데 대해 “나는 35년동안 개혁주의 조직신학을 가르쳤는데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교리가 재미있다니’라면서 감탄한다. 내가 책을 쓸 때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바탕으로 교리를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지 고려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개혁주의와 복음주의의 관계를 물었다. 비키 총장은 “복음주의 안에 개혁주의 교파가 있다. 스펙트럼이 넓은 복음주의 안에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신뢰하는 교파도 있다”며 “개혁주의 신앙은 종교개혁 시대 루터나 칼빈의 가르침을 온전히 이어 받기 위해 노력한다. 죄인 된 인간이 하나님 영광에 이르도록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자유주의적 복음주의를 서구 기독교 쇠퇴의 한 원인으로 봤다. 그는 “유럽에선 크리스천 6%만 주일 예배를 드린다. 미국에선 크리스천 절반 정도만 교회에 나간다. 복음주의의 문제는 너무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일부에서는 (복음주의가 너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더이상 우리가 복음주의란 말을 사용해선 안된다고 한다”고 했다.

비키 총장은 그럼에도 포기해선 안된다고 했다. 그는 “세상이 동성 간의 결합까지 결혼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신성한 언약인 남녀 간 결합에 대해 결혼이란 말을 포기해서 되겠는가”라며 “나는 ‘복음주의란 무엇인가’란 책을 쓰기도 했는데 복음은 기독교의 본질이고 진정한 복음주의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보수적인 교단은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비키 총장은 “보수적인 개혁교회의 경우 수년 사이 20~30%씩 성장하더라”며 “내가 담임하는 교회 성도는 300명이 넘는데 예배 후 수십명의 젊은이가 교회 주차장에서 설교에 대해 얘기 나눌 정도로 열정적이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신앙 생활하고 열정을 갖고 전도한다면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 비춰 한국교회에 이런 말을 남겼다. 그는 “나는 주로 한국 내 보수적 개혁교회와 교류했지만 여러 자료를 통해 한국교회가 자유주의적 복음주의를 따라가고 있다고 들었다”며 “나는 하나님 중심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하는 보수적 교회를 하나님이 더 기뻐하신다는 것을 믿고 한국교회가 그런 방향으로 가길 기도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수백권이 넘는 책을 쓰거나 편집한 그는 지금도 15권가량을 작업하고 있다. 비키 총장은 “나는 항상 쓰는데 지금 크리스천 영웅 시리지를 쓰고 있다. 존 뉴턴, 찰스 스펄전 등이 그 주인공이다. 가정예배를 위한 시리즈도 집필 중이다. 50가지 각각 다른 상황에 필요한 설교에 대한 책도 만든다”고 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책을 쓸까. “나는 교회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한다. 아이들과 어른 모두를 위해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가족 소개를 부탁했다. 비키 총장은 “‘나의 여왕(My Queen)’인 아내 메리와 사이에 아들과 두 딸이 있다. 가족들이 모두 다자녀라서 내 어머니가 92세에 돌아가실 때 증손주가 무려 92명이었다”며 웃었다.

성남=강주화 기자 rula@kmib.co.kr